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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얼 제작기

리얼 제작기

영화 <리얼>은 액션/누아르 장르로 어둠과 화려함을 동시에 가지고 있는 영화다.

이미 내용에서부터 기존의 한국영화와는 다른 무거움이 있었고 새로운 비주얼을 보여주고자 했다. 따라서 대부분은 세트를 지었고, 그 외 로케이션은 화려하고 새로운 곳을 찾는 데 많은 시간을 들였다.

영화의 주요 촬영장소는 서울, 경기, 인천 등의 수도권이었다. 대부분이 서울 및 수도권 지역으로 확정되었지만 유독 찾기 어려운 장소들이 있었는데, 바로 ‘차이니즈 레스토랑’과 ‘정육가공공장’이었다. 정육가공공장은 실제 공장에서의 촬영이 거의 불가능한 상태였고, 대안 장소들을 찾아봤지만 영화 콘셉트에 맞는 구조를 찾기가 어려웠다. 그래서 잠정적으로는 세트를 짓는 방향으로 의견이 모아졌다. 꽤 많은 시간을 들여 수도권 내 호텔 차이니즈 레스토랑 및 규모가 크다는 중식당들을 거의 다 찾아봤으나 <리얼>에 적합한 장소는 없었다. 외국에서나 있을 법한 분위기의 큰 규모의 차이니즈 레스토랑을 찾는 일에 점점 지쳐갔고 수도권 내에서는 더 이상 가볼 곳이 없을 정도였다. 그때 부산에서 찾아보자는 의견이 모였다. 아니 부산에서 찾아야만 한다고 의견이 정해졌다.

7-2예정에 없던 부산 헌팅이었지만 부산에서 찾지 못하면 다른 곳에서도 찾을 수 없다는 생각으로 인터넷 및 부산영상위원회 로케이션 데이터베이스를 뒤져보았고 그중 몇 곳을 추려 2박 3일 동안 헌팅을 진행하였다. 그리고 찾아낸 장소는 부산 중구에 있는 ‘코모도 호텔’이다. 아는 사람들은 다 안다는 코모도 호텔은 멀리서 봐도 단숨에 알아볼 수 있을 정도로 독특한 외관을 가지고 있다. 거대하게 쌓아 올린 한옥 탑 같은 모양이어서 중구를 지나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정체를 궁금해하고, 호텔이라는 사실을 알게 되면 한 번 더 놀라게 되는 곳이다. 독특한 외관만큼이나 내부도 무언가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으로 호텔을 방문했고 역시나 색다른 느낌이었다. 서울로 돌아와서 실시한 헌팅 보고를 통해 코모도 호텔을 낙점하였고 확인 헌팅을 통해 최종 결정 지었다.

그리고 부산에서 확정된 장소가 또 하나 있다. 부산 헌팅 시 부산영상위원회 로케이션 데이터베이스에 찾은 ‘비욘드가라지’라는 창고형 전시공간이 그것이다. 예전에는 공장으로 사용되었다가 지금은 전시나 이벤트, 스몰웨딩 등이 열린다고 한다. 옛 공장의 느낌과 콘크리트로 된 내부, 복층 구조 등이 정육가공공장과 비슷한 부분이 있었고 이 또한 확인 헌팅 후 최종 확정되었다. 이렇게 확정된 큰 공간들과 작은 공간들을 엮어서 부산의 코모도 호텔, 비욘드가라지, 동구 차이나타운, 부산보훈병원에서 촬영하게 되었다.

코모도 호텔은 이전에도 많은 촬영이 있었던 곳이고 담당자분들이 성심껏 촬영을 도와주셔서 큰 어려움은 없었지만 조식 뷔페라는 것이 가장 큰 문제가 되었다. 스케줄상 주방을 포함하여 총 3회차로 계획되었었는데 실제로 촬영할 수 있는 시간은 뷔페 영업이 끝난 밤 10시 이후부터 오픈하는 오전 5시까지 약 6~7시간뿐이었다. 촬영을 하기에는 너무나 짧은 시간이었지만 호텔에서도 투숙객이 이용하는 뷔페였기 때문에 달리 도와줄 방법이 없었다. 그래서 주방 장면은 다른 장소에서 진행하게 되었다. 코모도 호텔 뷔페의 크기에 맞을 만한 주방을 헌팅 했고, 그렇게 결정된 곳이 범일동에 있는 ‘그랜드아트웨딩홀’이었다. 결혼식 뷔페가 진행되는 주방이다 보니 규모가 컸고 평일에는 운영을 하지 않아 촬영 여건이 좋았다. 물론 촬영을 위해 적극적으로 도와주신 담당자분들의 도움이 가장 컸다. 이렇게 그랜드아트 웨딩홀 주방에서 2회차, 코모도 호텔 뷔페에서 2회차로 차이니즈 레스토랑 촬영은 정리가 되었다.

실제 촬영 때 그랜드아트웨딩홀은 큰 문제가 없었지만 코모도 호텔은 주방 장면을 다른 곳으로 옮겼다고 해도 여전히 촬영하기에는 시간이 부족했다. 첫째 날은 그럭저럭 시간을 지키긴 했지만 마지막 날은 그러지 못했다. 아직 찍을 장면은 많은데 점점 해는 떠오르고 조식 뷔페 오픈 시간은 다가왔다. 끝날 듯 끝날 듯하다가 시간은 계속 가고 결국 오픈 시간을 넘겼다.

뷔페 매니저님부터 촬영 담당자님까지 애가 탔고 하나둘 손님들이 들어오기 시작했다. 풀샷은 다 찍었고 작은 앵글의 촬영들만 남은 상태여서 앵글에 보이지 않는 자리는 원래대로 세팅하여 손님들을 받았다. 그리고 얼마의 시간이 지난 후 촬영이 종료되었다. 제작팀과 호텔 담당자분들은 끝났다는 안도감을 느낄 새도 없이 부랴부랴 뒷정리를 했고 촬영팀이 모두 빠져나간 후에야 한시름을 놓았다. 코모도 호텔이 제약된 시간 때문에 어려움이 있었다면 비욘드가라지는 촬영의 규모가 문제였다.

7-3코모도 호텔은 데코 정도의 미술 세팅이 있었지만 비욘드가라지는 대대적인 세트 작업이 필요했다. 거의 한 달 반이 넘는 시간 동안 세트 작업이 진행되었고 일주일을 넘게 촬영했다. 영화의 내용상 수려한 액션이 등장하는 장면이라 액션 준비 및 특수효과 등에 많은 시간이 필요했다. 촬영은 거의 세트에서 찍는 것과 비슷한 상황이었고, 어려운 장면들이 많아 모두가 힘들었지만 외적으로는 크게 문제가 없었다. 다만 문제가 된 건 부산답지 않은 추위였다. 바로 옆에 바다가 있어서 그런지 유난히 추웠다(이건 기분이 아니라 실제다).

길었던 회차가 끝나가고 비욘드가라지에서의 마지막 회차가 진행되었다. 마지막 회차는 소방차와 소방대원들이 나오는 장면으로, 부산에 소품용 소방차를 부를 수 없는 상황이었던 터라 부산영상위원회와 부산소방안전본부의 도움이 절대적이었다. 영화상으로는 짧은 한 장면에 불과하지만 이를 위해 많은 시간을 준비하고 할애해주신 부산영상위원회와 부산소방안전본부의 큰 도움으로 더 리얼한 장면이 나올 수 있었다. 마찬가지로 짧은 장면이지만 많은 공이 들어간 장소가 하나 더 있다. 동구 차이나타운이다.

차이나타운은 전국에 여러 곳이 있지만 그마다 특색이 있다. 부산 동구의 차이나타운은 중국과 러시아의 문화가 혼합된 분위기와 잘 정돈된 거리의 느낌이 아주 특색 있다. 특히 각 가게들의 간판이 통일되어 있는데 검은색 바탕에 노란색 글씨의 간판들이 중국어, 러시아어로 쓰여 있는 모습은 서로 다른 것들이 모여 하나가 되어가는 모습을 잘 보여준다. 영화 <리얼> 역시 서로 다른 것들이 모여 하나가 되어가는 영화라고 생각한다. 실제 헌팅을 했을 당시 처음 보는 순간 강렬한 인상을 받았고 드디어 장소가 확정되었다는 안도감이 들었다. 하지만 확인 헌팅 때 다시 찾아간 장소는 전과 달라져 있었다. 바로 홍등이 없어진 것이다! 헌팅을 했을 당시는 축제 기간이라 홍등이 달려있었는데 축제가 끝나면서 홍등도 떼어진 것이다. 짧은 장면이지만 그 짧은 시간 속에서 강렬한 인상을 주는 것이 좋겠다는 의견이 모아지고 부산영상위원회의 도움을 통해 동구청 관계자분들과 만날 수 있었다. 동구청 관계자분들이 너무나 적극적으로 도움을 주셨고 그로 인해 홍등 설치도 순조롭게 진행되었다. 그리고 촬영 시 늘 있던 불법주차 차량 정리부터 홍등 설치, 주변 상인회의 도움까지 동구청과 부산영상위원회의 지원이 없었다면 이를 며칠에 나눠 찍어야 했을지도 모른다.

부산이라는 곳은 ‘영화의 도시’를 카피로 걸 만큼 영화를 찍기에 좋은 곳이다. 이건 부산영상위원회의 도움뿐만 아니라 부산시민분들의 열린 마음과 영화에 대한 긍정적인 마음이 있기 때문에 가능하다고 생각한다. 그 예로 병원에서의 촬영은 정말 진행하기 어려운 장소 중 하나인데, 부산보훈병원 촬영은 순조로웠다. 수술실의 경우, 일반적으로 세트에서 촬영하지만 부산보훈병원에서 외래진료가 없는 날 한시적으로 수술실에서 촬영할 수 있도록 도와주셨다. 다른 곳이었다면 아예 불가능했을 촬영도 부산에서는 진행할 수 있었다. 부산 촬영 약 한 달여 동안 문제가 발생한 적도 더러 있었지만 많은 분들의 도움으로 무사히 촬영을 마칠 수 있었다. 다시 한 번 영화
<리얼>의 촬영에 많은 도움과 지원을 주신 분들에게 감사한 마음을 전하고 그렇게 만들어진 장면들이기 때문에 한 장면 한 장면 재미있게 봐주시기를 부탁드린다.

bf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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