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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발(發) 창작 콘텐츠의 성공, 결국 스토리의 힘

부산발(發) 창작 콘텐츠의 성공, 결국 스토리의 힘

부산을 소재로 한, 부산출신 창작자들에 의한 콘텐츠의 세계화는 이제 시작 ... 창작자들의 고민과 제작자들의 투자, 지역자치단체의 지원이 함께 진행되어야 할 것이다

메이드 인 부산, 콘텐츠 창작자들의 飛上

콘텐츠진흥원이 발간하는 <콘텐츠 산업백서>에 따르면 2015년 국내 애니메이션, 출판콘텐츠는 감소했지만 게임과 음악, 웹콘텐츠의 매출은 큰 폭으로 증가했다. 웹콘텐츠 창작자들이 모여 있는 부산콘텐츠콤플렉스(BCC)에는 웹툰 작가들의 밤샘 작업 열기가 뜨겁다. 애니메이션, 영화, 미디어, 공연문화, 출판콘텐츠 등 다양한 콘텐츠 업체들이 입주해있는 이곳에서 최근 가장 주목할 만한 성장을 보이고 있는 웹툰 작가들의 부산발 원천 스토리 창작 작업이 활발하게 이루어지고 있다.

<2014 만화백서>에 따르면 온라인 만화제작 유통업이 전년대비 8.1% 증가했으며 해외 수출액도 23% 증가한 2,100만달러(약 246억)로 집계되었다. 문화체육관광부는 만화산업 1조원 시대를 돌파하기 위한 지원책과 활성화 방안을 세워놓고 이를 추진하고 있다. 온라인 콘텐츠 시장에서 웹툰콘텐츠 매출액이 차지하는 비중이 급증하면서 오프라인 출판 시장까지 활성화되고 있으며 한동안 보이지 않던 만화방, 만화카페가 다시 살아나고 있다. 필자의 집 근처에 오픈한 한 프랜차이즈 만화카페도 주말이면 데이트하는 연인들과 <신과함께><치즈 인 더 트랩>을 보고 있는 만화 애호가들로 북적인다.

1이런 웹툰의 인기에 힘입어 부산지역에서도 웹툰 작가들의 발전적인 행보가 눈에 띄고 있다. 센텀시티 BCC 5층에는 웹툰 작가들이 대거 입주해있는데 최근 김태헌 작가 <Deep>의 영화화가 결정되었고 남정훈 작가의 <I>는 중국 화책 미디어에 판권을 계약했으며 영화화 계약도 협의 중이다. 김태헌 작가의 <Deep>은 실종된 사람들이 광안리 바닷가에 살아 돌아온다는 미스터리스릴러물로 부산 앞바다를 시공간적 배경으로 한 판타지라는 점에서 최근 칸영화제에서 주목받은 연상호 감독의 영화<부산행>(2016) 만큼의 파격적인 반응이 예상된다.

남정훈 작가의 <I>는 I라는 애플리케이션을 실행하며 벌어지는 판타지스릴러로 tvN드라마 <시그널>, SBS드라마 <돌아와요 아저씨>와 같은 타임 슬립을 소재로 하고 있다. 그 외에도 마인드 C의 <윌유 메리 미>는 부산 곳곳을 배경으로 한 장거리 연애담 웹툰으로 많은 사랑을 받고 있으며 윌과 메리의 캐릭터 상품이 개발되기도 했다. 흥미로운 것은 두 작품에서 모두 광안대교가 주요 배경이 되고 있다는 점이다. 이 점은 판타지 웹툰이라는 작품의 특성처럼 다른 지역 독자들에게 부산이라는 공간의 판타지성을 제공한다. 사랑을 이룬 낭만적인 공간으로의 광안대교, 시공간을 초월한 타임 슬립의 장소로서 부산을 각인시킨다.

또한 tvN드라마 <이웃집 꽃미남>과 <호구의 사랑> 원작자인 유현숙 작가의 <우리 집에 사는 남자> 웹툰도 KBS에서 드라마로 방송될 예정이며 정현우 작가의 판타지 웹소설 <샴푸처럼 황홀하게>는 디브이인사이드에서 웹드라마로 제작되기도 했다. 부산출신, 혹은 부산이 좋아서 부산에서 작업하는 콘텐츠 창작자들이 만든 웹툰, 웹드라마, 웹소설 등 메이드인부산의 콘텐츠들이 다양한 장르로 매체 전환되며 콘텐츠 시장에서 빛을 발하고 있는 것이다.

과거 방송과 영화 등 미디어에서 다루어진 ‘부산’이라는 콘텐츠는 사실 과장되거나 특정적 성향만이 부각된 부분이 많았는데, 영화 <친구>(2001)나 <부산>(2009)에서 주인공의 직업이 대부분 조직 폭력배, 마약사범 등 범죄와 연관된 것이거나 어색한 사투리 연기의 절정을 보여준 KBS드라마 <해운대 연인들>처럼 피상적인 부산을 그리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 후 부산출신 감독들이 좀 더 깊이 파헤친 부산, 예를 들면 손승웅 감독의 <영도>나 김영조 감독의 <그럼에도 불구하고>(2015)같은 다큐멘터리가 나오면서 부산을 영상화하는 시각도 지역성을 바탕으로 깊이 있게 이루어지고 있다.

이렇듯 부산을 다룬 콘텐츠들의 퀼리티가 높아지면서 세계 시장 진출도 꿈꿀 수 있게 되었다. 국제신문 2016년 1월 31일자 기사에서 박지현 기자는 ‘웹툰은 부산의 미래다’로 B-웹툰(Busan Webtoon)의 가능성을 언급했고 남정훈 작가의 <I>와 최해웅 작가의 <파동>은 중국, 프랑스에 판매되어 해외로 진출한 부산의 웹툰을 만날 수 있게 되었다. 그러나 부산을 소재로 한, 부산출신 창작자들에 의한 콘텐츠의 세계화는 이제 시작단계이며 더욱 강력한 파급력을 가져야 한다. 그렇게 되기 위해서는 창작자들의 고민과 제작자들의 투자, 지역자치단체의 지원이 함께 진행되어야 할 것이다.

왜 부산일까? 스토리창작자들의 부산행

42015년 유네스코 영화창의도시로 선정된 부산은 부산영상위원회를 비롯한 관련기관 등이 콘텐츠 창작자들을 위한 지원을 하고 있다. 부산영상위원회에서는 2016년도 산업통상자원부 지역주력산업육성사업 기업지원부문 디지털콘텐츠분야에 선정된 ‘디지털제작 토털패키지를 위한 전문가역량강화지원 프로그램’ 중 지역 창작 전문 인력을 육성하고 우수 콘텐츠를 발굴하기 위한 ‘스마트콘텐츠 인력양성’ <부산지역 영화 기획·개발 워크숍>을 실시하고 있다. 또한 부산지역 영화인들과 웹툰 작가들 간의 간담회를 진행하고 협의 체계를 강화하며 새로운 콘텐츠 발굴을 통한 부산지역 영화제작 활성화를 도모하는 데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부산정보산업진흥원에서는 지난 5월 중국진출 웹툰 작가를 꿈꾸는 기획, 창작자들을 위한 사업설명회도 개최하였다. 늘어나는 한국 웹툰의 중국진출에 발맞춰 원작 소스 창작자들을 위해 마련된 자리라고 할 수 있다. 그 외에도 웹툰 작가들이 소속된 영상기획사와 에이전시, 그리고 웹툰, 웹소설 등 1차 저작물의 영화, 드라마, 뮤지컬 제작 등 매체 변용을 위한 제작사들이 부산에 지사를 설립하거나 아예 부산으로 옮겨옴에 따라 부산발 콘텐츠들의 제작 인프라가 확장되고 있어 이러한 지원을 바탕으로 부산발 콘텐츠 창작자들의 제작 환경과 여건은 훨씬 더 나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그렇다면 왜 이들은 부산으로 오는 것일까? 이석재 작가는 제작 상 공간적 제약을 받지 않는 웹툰의 특성이 고향인 부산으로 오게 했다고 말한다. 일본과 가까워 애니메이션과 만화 문화가 가장 먼저 들어온 곳도 부산이며 작가적 감수성의 근원을 키워준 고향으로 부산출신 작가들이 연어처럼 회귀하고 있다는 것이다. 또한 ‘부산만화가연대’를 통한 끈끈한 작가끼리의 결속력도 웹툰 작가들이 서로 도움을 얻고 정보를 교류하며 자신의 방향성을 수립하는데 도움이 된다고 한다. 서울에서는 느끼기 힘든 情의 문화, 이것이 부산발 콘텐츠 창작자들을 뭉치게 하는 힘이 아닐까.

최근 MBC예능 <무한도전>에서 방송된 릴레이 웹툰에 출연한 일상툰의 대가 가스파드. 이미 자신의 작품을 통해 부산의 정서를 100% 발휘하고 있는 웹툰 작가로 <선천적 얼간이들> 시리즈를 보다 보면 부산대공원, 부산락페스티발, 부산대학교까지 부산을 배경으로 벌어지는 에피소드 속에 내재된 유년시절과 청춘을 보낸 공간 부산에 대한 작가의 무한애정을 느낄 수 있다. 그 역시 잠시 부산을 떠나 직장생활을 하다가 부산으로 다시 내려와 부산에서 웹툰 작가로 활동하고 있다. 한때 콘텐츠 관련 기업들의 제주도 본사 이전 및 지사 설립 열풍이 일었던 적이 있다. 문화예술콘텐츠창작하는 전문 인력을 위한 환경과 지원정책 등을 고려한 일종의 투자 및 제작 마인드의 변화라 볼 수 있는데 이제 부산이 그런 점에서 웹툰 창작자, 제작자들에게 매력적인 창작공간으로 다가오고 있는 것이다.

부산발 스토리 원천소스의 개발과 부산의 영화산업

부산발 창작 콘텐츠를 위한 관련기관의 지원은 어떨까. 국제신문은 지역 콘텐츠 발굴을 위해 부설기관인 스토리텔링협의회를 통해 다양한 기획을 하고 있다. 매년 스토리텔링 축제를 열고 있으며 스토리 원천 소스를 발굴하는 <스토리행 열차가 도착하고 있습니다> 책자 발간과 푸드스토리 공모전을 통해 부산 지하철역 주변의 원천 소스와 맛집 콘텐츠들을 찾아내고 있다. 영화영상콘텐츠 특성화 대학으로 선정된 동서대학교는 센텀산업단지 캠퍼스 조성사업단을 통해 뮤지컬 <산복도로>와 <타임리스> 등 부산의 원천 소스를 활용한 2, 3차 저작물인 공연콘텐츠도 만들어나가고 있다. 이미 부산은 지역의 역사문화를 소재로 한 <동래읍성> 뮤지컬과 <영도다리> 그림자극과 같은 지역의 소재를 활용해 스토리콘텐츠로 개발한 사례가 있다. 물론 이러한 시도가 1차적 창작 콘텐츠 기획에 머물러 OSMU, 나아가 MSMU로의 확산으로 이어지지 못한 것은 아쉬움이 남는다. 향후 이러한 지역 콘텐츠를 소재로 한 스토리콘텐츠들의 폭발적인 확산을 위해서는 무엇보다 대중의 마음을 끄는 스토리의 힘이 가장 중요하다는 사실을 간과해서는 안 될 것이다.

5부산출신 윤제균 감독이 제작한 영화 <국제시장>이 부산의 관광산업에 미친 영향은 매우 폭발적이었다. 물론 ‘꽃분이네’를 보기위한 관광객들로 인한 실제 세입자의 피해 등 부정적 현상도 대두되었지만 국제시장 방문객들로 인한 부산 재래시장의 활성화와 청년상인 창업 및 야시장 개방으로 인한 시장경제 회복 등 긍정적인 현상도 무시 못 할 것이다. 2015년 부산의 10대 히트 상품 중 하나로 꼽힌 <국제시장>은 잘 기획해 만든 영화 한편으로 지역경제가 어떻게 살아나는지 보여준 사례라고 할 수 있다.

부산은 1950년대 피난민들의 역사와 삶의 상흔이 남아있으며 항구도시로 해양문화콘텐츠의 우수성을 간직하고 있으며 많은 지역에서 모인 사람들로 인해 타지역에 비해 개방성을 가진 도시의 특성을 가지고 있다. 밀면,부산어묵, 영도할매, 범천동 호랑이, 아직도 그 원형이 간직되어 있는 이야기 원천 소스들이 무궁무진한 도시이다. 촬영을 마치고 개봉을 기다리고 있는 <장산범> 역시 부산의 해운대 장산에 나타난 하얀 털을 가진 요괴 ‘장산범’에 관한 이야기를 소재로 만든 영화이다. 이러한 훌륭한 원천 소스들이 존재하는 부산의 지역적 특성이 살아있는 이야기를 소재로 한 영화 시나리오의 창작과 개발이 부산에서 시작되고 이를 기반으로 부산의 영화산업이 발전해야 할 것이다.

OSMU를 넘어 부산 콘텐츠만의 IP 시대로

문화콘텐츠산업의 1세대들이 OSMU(One Source Multi Use)를 지향했다면 이제는 OBMU(One Brand Multi Use)를 넘어 MSMU(Multi Source Multi Use)로 가는 시대가 되었다. 그리고 또 한 가지 중요한 IP의 등장. 요즘 중국 콘텐츠산업 관계자들을 만나면 제일 많이 듣는 말, “어디 괜찮은 IP(Intellectual Property) 없냐”는 것이다. 지금 콘텐츠 시장은 웹툰, 웹드라마, 영화, 애니메이션 모든 장르에서 지적 소유권 확보의 전쟁이라 해도 될만큼 원천 소스의 1차적 확보를 우선시 하고 있다. 부산은 서울, 경기에 이어 세 번째로 콘텐츠 매출액이 큰 도시지만 콘텐츠 점유율은 겨우 2%대이기 때문에 앞으로 영화, 웹툰, 캐릭터와 같이 특화 콘텐츠에서 전략적 소재 발굴 및 창작이 필요하다고 할 수 있다. 부산의 문화예술콘텐츠를 만들고 있는 창작자들이 협력하여 MSMU, 나아가 IP 시장에서 신선하고 독보적인 콘텐츠 창작이 이루어질 때 메이드인부산의 원석 콘텐츠들은 글로컬(Glocal)한 보석으로 빛날 수 있을 것이다. 영화부산

 


장은진 현재 동서대학교 영상콘텐츠학과에서 미디어콘텐츠, 디지털미디어 비즈니스 등을 강의하고 있다. 저서로는 <부산의 문화예술콘텐츠><디지털 문화론>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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