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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홈’ 부산이 만들고 부산을 닮았다.

부산에서 영화를 촬영하면서 힘들기도 했지만, 지금은 너무나 좋은 기억으로 남아 있다.

07-3장르 드라마, 가족
상영시간 100분
개봉 2018.05.30
등급 전체 관람가
감독 김종우
출연 이효제, 허준석, 임태풍

 

 

영화 <>은 ‘부산-롯데 창조영화펀드’와 ‘부산영화투자조합 1호’가 투자하고 부산영상위원회의 ‘2016년도 부산지역 영화제작 지원사업’ 지원작으로 선정되어 만들어진 ‘메이드 바이 부산’영화라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다.

<>은 처음부터 부산에서 올로케이션을 하려고 마음을 먹었던 작품이다. 감독이 부산에서 영화 공부를 시작했고, 영화 배경으로도 부산이 가장 잘 어울리는 도시라고 생각했었다. 그리고 부산은 영화의 도시를 지향하고 있지 않은가?

07-1독립영화의 적은 예산으로 부산에서 올로케이션 영화를 찍는다는 건 하나의 도전이었다. 약 두 달 반의 길다면 길고 짧다면 짧은 프리프로덕션기간동안 우리는 부산과 서울을 오가며 작품을 준비했다. 스태프를 구성하는데 있어서 부산 출신 또는 현재 부산에서 영화를 공부 하고 있는 부산지역 스태프를 추천받았다. 부산지역 스태프와 함께 하게 되면서 부산이라는 지역을 더 잘 알고 이해하며 찍을 수 있었다.

예전에는 로케이션지를 찾을 때 많이 움직인 만큼 좋은 공간을 찾을 확률이 올라가고, 발로 뛰어야만 좋은 공간을 찾을 수 있다고 생각했다. 지도책을 보면서 장소를 하나하나 체크하며 로케이션 헌팅을 했던 시절이다. 하지만 요즘은 인터넷의 발달로 로드뷰와 SNS를 통해 정보를 사전에 수집할 수 있고, 정보를 바탕으로 효율적인 장소 헌팅을 할 수 있다. 알면 알수록 부산은 현재와 과거가 공존하고, 산과 바다를 동시에 끼고 있는 참 매력적인 곳이었다. 그중 영화에 가장 잘 어울리는 장소를 찾다 보니 광안리해수욕장, 범일동 철길, 마린시티, 영도마린축구장, 황령산 봉수대, 영락공원, 대천공원, 청사포 마켓 등 부산의 매력적인 장소를 발견할 수 있었다.

영화에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했던 공간은 준호(이효제 분)집과 원재(허준석 분)집이다. 준호의 집은 가난함이 묻어나야 하는 공간인데, 실제 재개발을 앞둔 대연동의 빈집을 섭외하여 실내를 세팅했다. 보통은 세트장 안에 집 모형을 만드는 경우가 많은데, 실제 사람이 살았던 공간에서 나오는 사실감이 주는 효과가 있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가구는 주변에서 버려진 폐가구 등을 활용하고, 각종 소품도 재활용품이나 스태프 각자 집에 있는 물품으로 배치했다. 고급스러운 원재의 집은 숙박 공유 사이트에서 찾은 마린시티 내 고급 아파트를 장기 대여하여 촬영지로 사용했다.

이외에 학교, 장례식장, 병원, 공원 등은 부산영상위원회와 함께 협업하며 장소들을 찾았다. 그중 병원 섭외가 가장 어려웠는데, 병원 촬영은 감독이 생각하는 병실 공간의 이미지와 잘 맞으면서 병원 측의 적극적인 협조와 환자들의 동의가 함께 이루어져야 하기 때문이다. 부산의 주 촬영지 주변에서는 쉽게 섭외가 되지 않았지만 다행히 부산영상위원회를 통해 부산 외곽에 있는 김해 메가병원에서 촬영에 협조해 주었다. 행정적인 부분과 로케이션 섭외 부분 등 많은 도움을 주며 항상 응원하고 챙겨 준 부산영상위원회에 감사했다.

이렇게 프리프로덕션의 기간이 지나고 프로덕션을 맞이했다. 첫 촬영은 가볍게 광안리 해변을 달리는 준호로 시작했다. 영화 일을 하면서 부산에서의 촬영은 처음이었는데, 부산의 첫 촬영을 광안리에서 하게 되어 몹시 설레었다. 형제가 철길을 건너는 장면을 범일동의 철길에서 촬영했는데, 도심 사이를 지나는 철길 건널목은 너무나 매력적인 공간이었다. 촬영으로 인해 주변을 통제하면서 지나가는 행인 분들에게 불편함을 드려 죄송했지만, 오히려 영화 촬영을 한다고 많은 분들이 협조해 주신 덕분에 촬영은 순조롭게 잘 진행되었다. 이외에도 부산 촬영 내내 관심과 도움을 아끼지 않았던 부산시민들과 부산영상위원회, 부산지역 스태프들을 통해 부산이 얼마나 영화를 사랑하는 도시인지 알 수 있었다.

07-10영화 촬영 중 세 가지 정도 에피소드가 기억에 남는데, 첫 번째는 아쉬웠던 황령산 봉수대 촬영이다. 촬영이 진행된 황령산 봉수대에서 내려다보면 왼편으로는 부산의 광안리 해수욕장과 광안대교가 보이고 오른편으로는 부산의 중심인 서면 번화가 일대가 보인다. 부산 도심 전체를 내려다볼 수 있는 이곳은 해 질 녘이 너무나 아름다운 장소다. 장소 섭외 당시에는 날씨도 좋고 노을도 아름다웠지만, 촬영 당일에는 날씨가 흐리고 비가 내렸다. 황령산의 아름다운 해 질 녘을 배경으로 아이들이 소풍을 온 장면을 담아내기 위해 몇 번의 스케줄을 변경하여 시도하였으나 결국 하늘은 우리에게 아름다운 노을 촬영을 허락하지 않았다. 결국 흐린 날 촬영을 진행했고, 후반 작업을 하는 내내 아쉬움이 남았다. 좋은 이야기도 중요하지만 좋은 이미지를 담으려면 항상 하늘의 도움이 필요하다.

두 번째는 늦가을에 찾아온 강력한 태풍을 맞이한 일이다. 촬영 전날부터 부산은 태풍의 영향권에 들었고, 원재집 촬영이 있는 당일 아침, 마린시티가 물에 잠겨 통행이 전면통제 됐다. 촬영을 진행할 아파트의 지하 주차장에는 물이 차기 시작했고, 마린시티 일대 도로가 침수되어 배우들이 촬영장에 진입하지 못하는 난감한 상황이었다. 태풍이 오전 중에 지나간다고 해서 다들 주변에서 대기하며 물이 빠지길 기다렸는데, 신기하게도 점심시간쯤에는 태풍이 언제 왔나? 할 정도로 하늘이 맑게 개어 다행히 촬영을 할 수 있었다.

세 번째는 촬영일과 우연히 겹쳐 불꽃축제 장면을 찍게 된 일이다. 촬영 기간 중 부산불꽃축제가 열린다는 소식을 듣고 불꽃놀이 장면을 영화 속에 담았으면 하는 생각이 들었다. 감독에게 제안을 했고, 아이들이 집에서 불꽃놀이를 보는 장면을 만들어 넣었다. 갑작스럽게 만들어진 장면이었지만 불꽃놀이 장면은 <>에서 너무나 인상 깊은 장면으로 남았다.

다만 한 가지 아쉬운 부분은 있었다. 부산에서 촬영 장비를 빌리려고 하는데, 장비를 대여 할 수 있는 곳이 유일하게 부산영상위원회 뿐이었다. 하지만 다른 스케줄로 인해 우리는 개인 업체에서 대여를 해야 했었고, 그 장비는 노후화로 인해서 제대로 사용을 할 수가 없었다. 부산 지역에 영화 관련 인프라가 더 확장됐으면 하는 바람이다.

부산에서 영화를 촬영하면서 힘들기도 했지만, 지금은 너무나 좋은 기억으로 남아 있다. 부산은 <>의 고향과 같은 곳이다. 영화 속에 부산을 제대로 담아냈는가에 대한 아쉬움도 많이 남긴 하지만 촬영에 협조해 주신 부산 시민분들과 부산영상위원회 식구들, 부산 스태프들에게 감사드린다. 앞으로 기회가 된다면 부산이라는 매력적인 도시에서 다시 한번 영화를 찍고 싶다.

김순모 現 영화사 아토ATO 프로듀서, 영화 <우리들>(2015)을 시작으로, 다양한 영화 기획·제작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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