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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워드_재즈

#키워드_재즈

키워드를 쫓다 만나는 영화들을 통해 별별 잡동사니 지식을 섭렵해보는 ‘씨네 잡학사전’.

평소 우리가 즐겨 듣는 음악들의 유래와 계보, 변화를 영화를 통해 들여다보는 재미, 그래서 준비한 이번 주제는 바로 재즈!

P.S 1: 저 방대한 재즈의 흐름을 본 지면에 다 담을 수는 없어 최근 개봉했던 <본 투 비 블루>와 <마일스>를 기준으로 1950년대 전후 재즈의 흐름 중심으로 기술함.
P.S 2: 필자는 음악에 무지렁뱅이로, 눈으로 찾고 막귀로 들은 대로 작성하였으므로, 조예가 깊은 음악애호가의 반박을 못 알아들을 가능성이 큼.

 

듣기만 해도 훌륭한 영화, 최고의 명반 OST
<라운드 미드나잇Round Midnight>(198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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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 인물을 내세우지는 않지만 이 영화의 주인공들은 버드 파웰과 레스터 영을 모델로 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이 영화는 뮤지션의 삶을 조명하는 것보다 영화 속에서 실제 뮤지션들을 만나보는 반가움이 더 큰 영화다. 영화음악을 맡은 허비 행콕을 비롯해 프레디 허바드, 론 카터, 토니 윌리엄스, 바비 맥퍼린, 쳇 베이커, 웨인 숄터 등 수많은 뮤지션들이 영화에 등장하고 또 직접 연주한다. 그래서일까, 이 영화는 그 해 아카데미 작곡상을 받았는데, 당시 경쟁했던 후보작은 명작이면서 엔리오 모니코네 음악감독의 명반이기도 했던 ‘미션’이었다고.

 

비밥 색소폰 그리고 찰리 파커<버드Bird>(1988)미국

미국 재즈사에서 1930~40년대 소위 빅밴드 중심의 스윙재즈가 저물고 새롭게 떠오른 음악이 ‘비밥’이다. 깊이 들어가진 않더라도 대충
차이를 들여다보면, 비밥은 스윙의 대중화에 대척점에서 파생된 즉흥 연주와 코드 변주가 두드러지는 연주기법이었다. 시대적으로는 제2차 세계대전의 영향으로 빅밴드의 유지와 활동이 어려웠던 당대의 영향도 있었던 것으로 알려져 있다. 여하튼 이 비밥의 선두주자 중 한 명이 바로 색소폰 연주자 찰리 파커(1920~1955)! 새처럼 연주한다고 해서 붙여지는 그의 별명이 바로 버드(혹은 야드버드)이다. 피아니스트 아트 테이텀의 속주에 영향을 받아 빠른 색소폰 연주와 즉흥적 변주를 자랑했지만 그의 삶은 여느 천재 뮤지션이 그렇듯 술과 마약으로 찌들어 35세의 짧은 나이에 생을 마감한다. 워낙 유명한 뮤지션이니 그의 생에 대한 설명은 각설하고, 궁금하다면 들어보는 것이 더 좋은 게 바로 음악! 특히 영화 <버드>의 OST는 찰리 파커 활동 당시 녹음된 앨범의 음질이 나빠 여기서 그의 색소폰 소리만 따서 세션들과 재녹음한 복원판으로, 찰리 파커의 음악이 궁금한 지금 세대에게는 선물 같은 앨범이다.

 

고마워요! 오래(?)도록 함께해 줘서… 요절하지 않은 천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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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이 찰스(1930~2004), 소울 음악의 대부라고 불리는 그는 그 음악적 스펙트럼이 넓어 가스펠과 재즈, R&B 등 흑인 음악 전반을 아우르는 뮤지션이다. 그래서 재즈라는 음악 장르에 국한되어 그를 돌아보기보다는 그를 통해 재즈라는 음악이 대중음악에서 어떻게 변모하고 대중화되는지 이해해보는 것도 음악을 즐기는 방법 중 하나일 것이다. 참고로 시각 장애를 극복한 뮤지션이라는 점에서 레이 찰스와 닮은 스티비 원더는 그의 데뷔 때 ‘꼬마 레이’라는 별명이 붙기도 했다. 이 영화에서는 맥슨 트리오로 시작한 그의 데뷔부터 소울, 가스펠, 컨트리 음악 등을 아울렀던 음악 여정이 레이의 삶과 어우러져 멋진 드라마로 펼쳐진다. 사족이긴 하지만 마이클 잭슨의 ‘We Are the World’에서 후배들과 어울리며 노래하던 그의 모습은 요절한 여러 뮤지션들과 대비되면서 어딘가 가슴이 뭉클해지기도 한다.

 

체스 레코드, 블루스에서 로큰롤까지! <캐딜락 레코드Cadillac Records>(2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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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작품은 재즈의 출발이라고 할 수 있는 블루스에서부터 미국 음악사의 큰 전환기가 되는 로큰롤로 이어지는 흐름을 대략적으로나마 되짚어볼 수 있는 영화다. 영화 속에 등장하는 실존 인물들만 봐도 머디 워터스를 비롯해 리틀 월터, 에타 제임스와 척 베리에 이르기까지, 이들을 모두 포함할 수 있었던 것은 이 영화의 주요 배경이자 1950년에 시카고에서 탄생한 음반사, 체스 레코드 덕분이다. 척 베리와 비치 보이스의 표절 사건과 롤링스톤즈와 앨비스 프레슬리 등장까지, 1950년 전후 흑인 음악사와 그 여파를 보고 들으며 즐길 수 있다는 것은 이 영화의 또 하나의 꿀팁!
P.S: 영화 완성도와 무관하게 영화에 언급된 인물과 에피소드만 다루어도 1년 치 잡학사전을 채울 수 있을 듯. 하지만 여기는 ‘음악부산’이 아닌 <영화부산>이니 스캔하는 정도로만 총총.

 

찰리 파커가 알아 본 천재, 쳇 베이커<본 투 비 블루Born to Be Blue>(2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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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A의 어느 바에 수백 명의 트럼펫 주자가 줄을 서 있다. 동부의 찰리 파커가 오디션을 열었기 때문이다.
이 오디션에서 왜소한 체구의 한 백인 트럼펫 연주자가 ‘Cheryl’과 ‘The Song Is You’를 연주했고 그는 오디션에 뽑혀 파커와 함께 공연을 다닌다. 그가 바로 쳇 베이커(1929~1988). 또 한 명의 거장의 탄생인 것이다. 게다가 그 시기가 찰리 파커와 마일스 데이비스, 쳇 베이커가 연이어 명성을 알린 시대였던, 마치 무용담 같은 이 사실은 그만큼 당시가 재즈의 번성기였다는 증명일 터. 찰리 파커와 함께 비밥을 연주하며 활동을 시작했지만, 쳇 베이커가 가장 주목받던 시기 그의 음악은 소위 쿨 재즈풍의 연주로 오히려 마일스 데이비스의 영향을 더 많이 받아 속도는 차분해 졌으며 우울감은 증폭되었다. 하긴, 괜히 “20세기가 낳은 가장 아름다운 흐느낌” 이라는 수식어가 붙었을까.

 

재즈와 나의 연결고리!<마일스Miles Ahead>(2015)

13-5마일스 데이비스(1926~1991), 그는 비밥의 시대를 이어 재즈의 경향이 변화하는 어떤 전환점에서 주목받은 뮤지션이다. 혹자는 현대의 리스너들이 보통 재즈라고 하면 떠올리는 특유의 분위기는 이른바 마일스 데이비스의 스타일에서 비롯된 여파라고도 한다. 그만큼 마일스 데이비스는 재즈사에 정서적으로 중요한 발자취를 남긴 것만은 분명한 듯하다. 또한 그는 재즈의 황금기라 불리던 시기에 한 축이기도 하다. 그래서일까, 그의 음악 여정을 좇다 보면 무수한 뮤지션들의 이름이 오르내린다. 그는 찰리 파커의 밴드에서 비밥 연주자로 출발했고 이후 이른바 ‘쿨 재즈’라는 그의 스타일을 확립하는 과정에서는 빌 에반스와 함께 공연하기도 했다. 이후에는 색소폰 연주자 존 콜트레인과 같이 연주를 하기도 했으니 재즈 황금기의 인명사전을 이해하는 데 마일스만 한 만능키도 없을 것이다.

bfc