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씨네 잡학사전

씨네 잡학사전

#키워드 #축구 #Soccer #축알못 #호우! 키워드를 쫓다 만나는 영화들을 통해 별별 잡동사니 지식을 섭렵해보는 ‘씨네 잡학사전’

동계올림픽을 지나 이번에는 월드컵이 기다리고 있다. 그러고 보니 2018년은 글로벌 스포츠 축제의 해이기도 했던 것. 많은 경기 종목과 관련 영화의 부재를 핑계 삼아 다루지 못한 동계올림픽 대신 이번만은 어떻게든 다뤄보자며 준비한 주제! 바로 축구!

 

축구는 전쟁이다 진짜로! <바르샤 드림스Barça Dreams>(2015) 

img792전 세계 최대의 축구 라이벌 매치, 알 만한 사람은 다 안다는 바로 그 엘 클라시코! 스페인 프리메라리그 FC바르셀로나와 레알마드리드 간의 이 라이벌전은 단순한 축구 경기 그 이상의 의미를 지닌다. 여기에는 스페인과 카탈루냐 독립이라는 역사적 갈등이 내재하고 있기 때문이다. 카탈루냐는 스페인 동부에 위치한 지역으로 오늘날의 스페인과는 다른 문화권의 지역이었으나 스페인 왕위계승 전쟁(1701~1714) 이후 카탈루냐는 스페인에 편입이 된다. 지금도 카탈루냐에서는 1714년 9월 11일에 카스티야에 항전했던 날을 기리기 위해 이날을 기념일로 삼고 있으며 카탈루냐를 대표하는 축구팀 FC바르셀로나의 경기장에서는 경기 시작 17분 14초가 되면 ‘독립(인디펜시아)’을 외치는 응원을 펼친다.
한편, 스페인의 또 다른 명문 구단인 레알마드리드는 스페인의 본토인 카스티야 쪽과 왕실을 대표하는 성격을 지닌 축구 구단이기 때문에 FC바르셀로나와 레알마드리드 양 팀간의 경기는 이른바 카탈루냐 독립군과 카스티야 왕조라는 구도를 상징하는 것이다. 2017년 10월 1일 카탈루냐에서는 독립을 묻는 찬반 투표가 실시되었으며 이 때 카탈루냐 지역은 시위의 물결이 이어졌고 이를 막기 위해 투입된 스페인 경찰 병력들과의 대치로 많은 부상자가 발생했다. 같은 날 열린 FC바르셀로나의 홈경기는 안전을 위해 무관중 경기가 열리기도 했으니 300년간 이어온 갈등의 씨앗이 여전히 유효하다는 것을 보여주는 예라고 할 수 있다.

 

 

어쩌면 다시는 일어나지 않을…  이 캐스팅 실화임? <승리의 탈출Victory>(1981)

img796영화는 2차 대전 당시 독일이 나치의 선전수단으로 기획한 연합군 포로팀과 나치군 축구팀의 경기를 배경으로 경기에 동의한 포로수용자들이 축구 경기를 틈타 수용소를 탈출하려는 계획을 세운다는 내용이다. 이 영화에서 내용보다 중요한 것은 출연진이다. 실베스타 스텔론과 마이클 케인이 주연을 맡았지만 그 외의 출연 배우들은 실제 축구 선수들. 그것도 그냥 폼 좀 좋은 분들이 아닌 레전드급 선수들이 즐비하다. 영국의 축구 전설 보비 무어, 손흥민이 활약하는 토트넘의 명예의 전당에 입성하기도 한 아르헨티나 출신 오스발도 아르딜레스, 그리고 무엇보다 축구 지구 방위대가 소집되면 대표 스트라이커임이 분명한 브라질의 펠레까지. 특히 펠레는 결승 오버헤드킥을 선보이며 영화에서도 에이스로 활약한다. 영화는 어딘가 선전물의 냄새를 풍기지만 축구 스타들이 한 자리에서 연기 대결을 펼치는 것은 볼 만하다. 다만, 평생 발로 공 차던 분들이라 연기도 발로 한다는 건 안 비밀.

 

신의 손에서 신의 영역으로 <축구의 신: 마라도나Maradona by Kusturica>(2008)

img798이 영화는 에밀 쿠스트리차 감독이 이런 마라도나를 조명한 영화가 없다는 것에 아쉬워하며 시작한 인간 마라도나에 대한 다큐멘터리다. 마라도나는 세계 축구사 베스트 11에 항상 오르는 역사상 가장 위대한 축구 선수 중 한 명으로 브라질은 펠레, 아르헨티나는 마라도나로 대표되는 라이벌 구도는 여전히 축덕(축구 덕후) 여러분의 풀리지 않는 논쟁거리이기도 하다. 그는 핸드볼 사건으로 소위 ‘신의 손’이라는 별명을 얻었는데 재미난 것은 아르헨티나에서는 마라도나를 섬기는 이른바 마라도나교가 있다고도 하니 이쯤 되면 ‘신’이라는 수식어가 팩트(?)라고도 할 만하다. 인간 마라도나에 대한 이야기는 영화를 통해 직접 확인하면 될 일이고 여기서는
‘신의 손’ 사건에 대한 사족을 전할까 한다. 먼저 ‘신의 손’ 사건은 1986년 멕시코 월드컵 당시 잉글랜드 전에서 발생했다. 당시 아르헨티나와 잉글랜드 간의 8강전은 단순한 축구 경기 이상의 기운이 만연했던 경기. 그도 그럴 것이 월드컵이 열리기 4년 전인, 1982년, 아르헨티나와 영국 사이에는 포클랜드 전쟁이 발발한다. 오래된 영토 분쟁의 결과로 발발한 이 전쟁에서 양국 포함 1,000명가량의 사상자가 발생하였으며 이후 아르헨티나는 정권 교체 등 과도기 국면으로 접어든다. 영화 속 마라도나가 회상하듯 당시 잉글랜드전은 그에게 있어 축구가 아닌 전쟁이었던 것이다. 그렇다고 축구 경기에서 손으로 골 넣은 게 잘 했다는 건 아니다. ^^;

 

월드컵 4강 신화 이전에 있었던 기적 <천리마 축구단The Game of Their Lives>(2002)

img8002002년 대한민국의 월드컵 4강 신화, 시간을 좀 더 거스르면 전에도 세계 축구계를 깜짝 놀라게 한 한반도발 축구 열풍이 있었다. 바로 1966년 제8회 영국 월드컵에서 북한의 월드컵 8강 진출! 당시는 국제적인 냉전 시대, 국내는 남한의 새마을 운동과 북한의 천리마 운동이 체제 경쟁의 속도전을 내던 시기였다. 그 와중에 최초로 전 세계 TV 중계가 결정된 영국 월드컵이었으니 북한의 활약은 축구 변방 아시아 국가의 약진을 넘어 여러 화제몰이의 중심이었다. 당시 북한은 본선 조별 예선에서 소련, 칠레, 이탈리아라는 강팀들과 한 조에 속했다. 첫 경기 소련에 0:3으로 패했지만 전 대회 3위를 차지한 칠레를 1:1로 비기며 가능성을 보였고 우승 후보 이탈리아를 1:0으로 꺾는 이변으로 토너먼트인 8강에 진출한다. 8강 상대는 에우제비오를 앞세워 우승 후보 브라질을 꺾고 올라온 강팀 포르투갈이었는데 초반 3:0으로 앞서는 기적 같은 경기력을 보였으나 뒷심을 발휘하지 못하고 3:5로 역전패하며 월드컵의 이변을 마쳤다. 당시 북한이 머물던 영국 미들스브로 주민들은 북한팀을 열렬히 응원하는 등 북한은 당시 영국 월드컵에서 가장 인기 있는 팀 중 하나였다.

 

축구는 감독의 경기?!<댐드 유나이티드The Damned United>(2009)

img804이 영화는 영국 최고의 감독 중 한 명으로 기억되는 브라이언 클러프 감독을 그린 영화다. 퍼거슨 경의 맨유처럼 최고의 팀도 아닌, 노팅엄이라는 하위 팀을 맡아 4차례 우승을 이끈, 그리하여 영국 축구 리그 사상 최다 우승을 이끈 감독으로서 퍼거슨 감독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감독이 바로 브라이언 클러프 감독이다. 거의 대부분의 스포츠에는 감독이 있지만 종목에 따라 영향력은 다르다. 여러 축덕들에 따르면 축구야말로 감독의 경기라고들 한다. 예를 들어 야구와 비교하면, 야구 선수는 부상이나 슬럼프를 맞지 않는 이상, 어느 팀에 가든 자신이 가진 실력의 평균을 발휘할 수 있다고 한다. 하지만 축구는 어떤 감독이 어떤 스타일의 축구를 추구하느냐에 따라서 선수의 실력 발휘가 천차만별이 되는 종목이라는 것이다. 결국 골대에 골을 넣으면 승리한다는, 비교적 단순해 보이는 승리 공식인 이 축구에서, 지도력과 전략이 얼마나 중요한지 궁금하다면 그의 성공스토리와 더불어 좋은 참고가 될 것이다.

bfc