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시절 마약왕 일대기 – 영화 <마약왕> 언론배급시사회

그 시절 마약왕 일대기 – 영화 <마약왕> 언론배급시사회

세상은 왕이라 불렀던 한 남자의 이야기를 그린다.

영화 <마약왕>은 1970년대 ‘열 번 실패해도 한 번 성공하면 팔자 고친다’는 한탕주의와 ‘일본에 마약을 수출해서 중독자를 양산하는 건 애국’이라는 반일감정이 더해져 일본에 마약을 수출하는 마약왕들이 도리어 애국자로 받아들여지던 시대의 대한민국을 배경으로 국가는 범죄자, 세상은 왕이라 불렀던 한 남자의 이야기를 그린다.
*이 글은 사회자와 기자들의 질문을 재구성하여 편집하였으며, 스포일러가 있습니다.

03-2

Q. 영화가 빈틈이 없다. <마약왕>을 연출하면서 가장 고민했던 지점은.
우민호(감독) 1970년대의 10년의 시기를 담고 있고, 소시민에서 마약왕이 되는 과정을 그리고 있어 워낙 변화무쌍하다. 그래서 영화의 톤을 어떻게 잡아야 할지 참 고민이 많았다. 결국 송강호 선배를 비롯해 배우들을 믿고 찍었다.

Q. 이두삼의 일생을 블랙코미디로 풀어낸 이유는.
우민호 당시 실존했던 인물들과 마약유통 사건 등 실제 사건들을 접했는데, 1970년대 대한민국에 그러한 마약왕들과 사건들이 있었다는 게 이해가 안 됐다. 시나리오 작업을 하면서 자료 조사를 해보니까 어떻게 보면 그 시대였기 때문에 가능했던 것도 있지 않았을까, 하는 아이러니한 생각이 들어서 블랙코미디 화법으로 풀었다.

03-Q. 어떤 요소에 끌려 출연을 결심하게 됐나. 그리고 ‘마약’과 ‘비리’는 현실에서도 완전히 거리가 있는 스토리는 아닌데, 어떠한 메시지로 풀이될 수 있는가.
송강호(이두삼) 배우는 여러 작품을 통해서 여러 삶을 표현하는 존재이다. 이번 <마약왕>의 이두삼은 사실 지금까지 연기했던 인물들과는 많이 상이했다. 숱한 실존했던 인물들을 종합해서 만든 가공의 인물이지만 어찌됐건 희로애락이라 할까, 흥망성쇠랄까, 삶에 있어 굉장히 드라마틱한 에너지 같은 것들이 매력적으로 와 닿았다. 그리고 배우로서 호기심이 났던 것 같다.
관객분들이 영화를 통해 각각 다른 느낌을 받겠지만 사실 마약은 어마어마한 사회악의 존재인데, 이게 사라진 것이 아니라 어디든 존재하는 것이기 때문에 마무리되고 종료되기 보다는 우리가 알 수는 없지만 어떻게든 이어지고 있는 것이 아닌가 하는 점에서 감독님이 가볍지 않은 엔딩을 연출한 것 같다. 그래서 정확한 메시지를 던진다기보다는 마약이라는 사회악의 존재에 대해 각각 다르게 느낄 수 있는 지점이 있지 않나 생각한다.
조정석(김인구) <마약왕>의 가장 큰 매력은 서사적인 드라마의 힘이 아닌가 한다. 등장인물이 꽤 많이 나오는데, 그것도 굉장히 매력적으로 느껴졌다. 마치 만화 시리즈 한 편을 쭉 본 느낌이었다. 되게 재밌게 읽었다. 그래서 출연을 결심하게 됐다.
배두나(김정아) 처음 시나리오를 읽었을 때 블랙코미디의 느낌을 받았다. 물론 서사가 탄탄하고, 마약왕 이두삼의 일대기를 이야기하는 것이면서도 현대를 살아가는 우리 세대가 뭔가 느낄 것이 있는 70년대의 이야기여서 끌렸다. 일단 송강호 선배와 연기 호흡을 맞추는 것도 오랜만이고, 좋은 배우들과 감독님과 함께 만들어가는 영화라 기대가 됐다.
김대명(이두환) 시나리오를 봤을 때 진짜 이런 이야기들이 존재했었나, 하는 궁금증도 있었고, 믿기 힘든 부분도 있었다. 잘 해내고 싶다는 목표가 되는 지점도 있었다. 개인적으로 왜 하게 됐냐고 묻는다면, 사실 선택하지 않을 이유를 찾는 것이 불가능할 정도로 존경하고 믿는 감독님과 선배들과 함께 작업을 한다는 것이 나에게는 꿈이었다.
김소진(성숙경) 마찬가지로 시나리오를 읽었을 때 그 시대에 그런 사건이 있었다는 거 자체가 굉장히 생소하고, 낯선 느낌이 들었다. 이를 배경으로 시대의 굵직굵직한 사건들과 중요한 순간이나 갈등이 함께 구조적으로 엇갈려가면서 중심인물인 이두삼이 그 긴 시간동안 그려가는 삶에 빠져서 한 번 살아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무래도 성숙경은 그런 변화무쌍한 이두삼의 삶에 크게 영향을 받는 인물이다 보니까 일상에서 우리가 쉽게 접하지 못하는 상황들을 영화를 통해 모험해보는 것도 재밌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또, 여기 함께하는 많은 배우분들과 같이 해서 정말 좋았다.
오늘 영화를 보고나서 많은 생각이 드는데, 멈춰야 하는데 끝까지 멈추지 않는 이두삼의 정서를 따라가다 보니 두려운 마음이 들면서도 과연 끝이 어딜까, 하는 궁금증도 생겼다. 그리고 그 순간에 왜 울컥하지, 하는 생각이 들었다. 이게 뭘까 곰곰이 생각해봤더니 결국에는 나는 지금 어떻게 살고 있나, 하는 질문을 던져주는 것 같았다.

Q. 개인적으로 애정하는 명장면이 있나.
송강호 명장면을 꼽으라고 하면 민망하기도 한데, 조정석 배우도 좋지만 김소진 배우와 배두나 배우의 ‘콩밥’ 신이 좋았다. 카타르시스가 아주, 그 장면이 명장면인 것 같다.
조정석 마약이라는 게 앞서 말씀한 것처럼 사회악이다 보니 배우로서 직접적으로 할 수 없는 연기지 않나. 상상력과 창의력을 발휘해서 연기를 해야 하는데…
사회자 스포일러를 말씀하려고 하는 것 아닌가. (일동 웃음)
배두나 사실 처음 한 시간이 다 명장면이었던 것 같다. 강렬하게 남은 장면은 이두삼이 매 맞는 장면이다. 너무 강렬한 것 같다. 이두삼이 저렇게 될 수밖에 없는 그 설움을 (웃음) 느꼈다. 또, 이희준 배우와 처음 대화하는 장면의 그 시퀀스도 다 명장면이었던 것 같다.
김대명 개인적으로는 나폴리푸드에 모여 마약을 같이 하기로 했다고 이야기하는 장면이, 송강호 선배가 한명씩 소개해주는, 너무 재밌어서 뚜렷하게 기억에 남는다. 오늘 보는 데도 그 장면이 살아 숨 쉬는 것 같아서 마음속에 남아 있다.
김소진 현장에 매일 간 게 아니니까 보지 못했던 장면들을 오늘 흥미롭게 봤다. 마지막쯤에 김인구와 이두삼이 만나 취조실에서 팽팽한 기싸움을 할 때, 그러면서 이두삼이 두드려 맞는 장면은 (웃음) 다시 한 번 이 영화가 어디로 갈까 기대하면서 봤던 것 같다.
조정석 한 번만 다시 하면 안 되겠나. (일동 웃음) 마약이라는 경험할 수 없는, 아주 생경하고 알 수 없는 감정을 담은 송강호 선배의 연기가 가장 인상 깊었다.

Q. 보통의 영화에서 보여줬던 부부들의 모습과는 다르기도 했고, 주고받는 에너지가 크게 느껴졌다. 두 분의 호흡은 어땠나.
송강호 김소진 배우와 연기를 해본 건 처음이지만, 늘 멀리서 지켜봐온 좋아하는 배우이다. 고전적인 아름다움을 지닌 여배우가 아닌가 한다. 그래서 <마약왕> 캐릭터에도 잘 어울리는 것 같고, 그 시대의 고전적인 아름다움과 거기에 맞는 연기를 아주 훌륭하게 잘 한 것 같다. 좋았다.
김소진 아직 영화를 하면서 긴 호흡을 가지고 연기를 한 적이 별로 없어서 많이 부족하고, 모르는 부분도 많고, 많이 헤매기도 했었던 것 같다. 아무래도 부부 역할이다 보니까 송강호 선배와 촬영하는 분량이 대부분이었는데, 많이 기다려주시고, 배려해주셨다. 무엇보다 그렇게 주저하거나 확신이 안 생길 때, 상대 배우가 그러고 있다는 걸 모른 척하지 않으셨던 것 같다.  (눈물) 그래서 정말 고마운 마음이 있었다. 같이 하는 동료 배우들의 호흡을 다 보고, 다 듣고 계시는 구나, 하는 에너지가 느껴지니까 굉장히 든든했다. 불안한 부분들도 있었지만 편하게 할 수 있었다.

03-3Q. 분위기를 바꿔보자. 마지막에 맨살에 모피 코트를 입고 있는 본인의 모습을 봤을 때 어땠나.
송강호 굉장히 민망했다. 그리고 팬티가 사각팬티인데 흰색이었다. 하여튼 민망했다. 그런데 그렇게 해야 이두삼이라는 인물의 파괴되어 가는 영혼이랄까, 그런 것들이 리얼하게 전달될 수 있어서 하긴 했다. 어찌됐건 자연스럽게 하려고 했는데, 처음 그런 의상을 입어봤다. (웃음)

Q. 전작 <내부자들>(2015)에서도 그렇고, 검사 캐릭터는 늘 올곧고, 범죄를 저지르는 악인을 먼저 응징하기 보다는 그런 악인들에 붙어서 기생하는 권력자들을 응징하는 정의를 가지는 검사들이다.
우민호 실제로 그런 검사들이 있다고 믿는다. 그 시대에도 있었고, 지금도 어딘가에서 묵묵하게 일을 하고 있는 분들도 분명히 있다고 생각해서 그렸다. 물론 큰 벽에 부딪힐 때도 있지만. 그 벽까지 다가갈 때도 있고, 때로는 그 벽을 깨부술 때도 있다고 믿는다.

Q. 조우진 배우는 같은 범죄 조직에서 일을 하는 역할이라도 지금까지 보지 못했던 캐릭터들로 만드는 것 같다. 이번에 조우진 배우 캐릭터를 만들면서 재밌었던 게 있다면.
우민호 조우진 배우는 <내부자들>에서 내가 처음으로 오디션을 통해서 캐스팅한 배우이다. 그 전까지는 대중들에게 알려지지 않은 배우였는데, 워낙 <내부자들> 때 좋은 추억과 결과가 있었기 때문에 이번에도 즐겁게 작업할 수 있었다. 그 사이에 조우진 배우가 많은 작품을 하다 보니까 <내부자들> 때와는 또 다르게 연기에 대한 내공과 확신, 자신감이 붙어 한결 수월하게 작업했다.

Q. 연기적으로 소화하기 힘든 부분들이 많았을 것 같은데, 촬영하면서 가장 힘들었던 부분은.
송강호 거꾸로 매달려서 맞으니까 정말 힘들더라. 그렇게 촬영한 건 처음인 것 같고, 때리는 역할은 무술 연기자들이 했는데 실감나게 빨리 끝내려면 실제로 때려야 하니까 상당히 고통스러웠던 기억이 난다. 사실 제일 중요한 것은 마약에 대한 경험이 모든 배우들이 전무하다보니까 경험이 없는 장면을 연기하기 위해 실감나는 상상력 등 모든 것을 끄집어내는 것이 힘들다기보다는 연구를 많이 하고, 연습도 많이 했다.

Q. 그동안 보지 못했던 강렬한 캐릭터였는데, 어떤 부분이 가장 매력적으로 다가왔나.03-4
배두나 그동안 해왔던 역할들과 다를 수도 있다. 원래 일상적인 옆집 언니 같은 캐릭터도 좋아하지만, <복수는 나의 것>
(2002)에서 무정부주의자 역할을 했었는데 그런 강렬한 역할도 좋아한다. 도전해보는 것도 좋다. 극과 극의 캐릭터들에 잘 녹아들 수 있는 배우가 되면 참 좋겠다. 촬영하면서는 해왔던 역할들과 다르게 메이크업도 많이 하고, 예쁜 옷들도 입었다. 가장 중요한 건 송강호 선배와 <괴물>(2006) 이후로 12년 만에 호흡을 맞췄다. 그때는 가족으로 나와서 큰 오빠라고 불렀는데, 큰 오빠랑 사업적인 파트너이자 애인 연기를 하니까 솔직히 웃기기도 했다. (웃음) 영화에서는 편집이 됐지만 침대 신이 있었는데, 선배가 “내가 살다 살다 두나랑 이런 신을 찍어본다.”고 말씀하신 기억이 난다. 뭔가 감회가 새롭더라.

Q. 워낙 유명한 배우들이 멀티 캐스팅으로 나오니 자칫하면 관객들이 청불영화(청소년관람불가영화)이지만 유쾌한 케이퍼무비로 착각할 수도 있을 것 같다. 표현 수위에 대해서
고민이 많았을 것 같은데.
우민호 처음부터 청불이라고 생각했다. 왜냐하면 마약을 전면에 내세운 영화이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해서 감독으로서 이 작품을 청불이라 특별히 더 세게 찍어야겠다, 혹은 청불이라서 조금 덜 약하게 찍어야겠다, 하는 생각은 한 번도 해본 적이 없다. 영화가 흘러가는 대로 현장에서 배우들이 연기하는 대로 담았다.

03-5Q. 영화 후반부에 20분 가까이 주인공 혼자서 극을 이끌어가는 부분도 있고, 관객들이 연기적으로 기대하는 부분도 있는데, 오롯이 혼자 해내야 하는 것에 대한 부담이나 외로움은 없는지.
송강호 물론 그런 부분이 없지 않아 있다. 괜히 부담감, 고통, 짐이 될 수도 있는데 그때마다 배우들과 호흡을 맞추면서 연기할 때 큰 힘이 된다. 혼자 지게를 지고 가는 느낌이 아니라 같이 지고 간다는 느낌을 받는다. 그래서 그 무게가 가벼워지는 느낌에 감사와 고마움을 늘 느끼고 있다. 외롭고, 힘들고, 고통스럽지만 이런 훌륭한 배우분들이 한 어깨씩을 잡아주니 견딜 수 있는 것 같다.

Q. 마지막으로 관전 포인트와 소감 부탁한다.
우민호 오래 찍었지만, 되게 즐겁게, 되게 신나게 찍었던 영화이다. 그만큼 볼거리가 풍성할 거라고 생각한다. 마약왕으로 성공하기까지의 신나는 느낌도 있지만 또 그 마약왕에서 몰락할 수밖에 없는 지점들을 본다면 더욱 더 영화를 흥미롭게 볼 수 있을 것 같다.
김대명 개인적으로 정말 인생에 몇 번 있지 않았던 가장 행복한
시간 중 하나였다. 관객분들에게도 여러 가지 의미로 행복한 시간과 즐거움이 되었으면 한다. 12월 연말에 커다란 선물로 다가갔으면 하는 마음도 크다. 즐거움을 함께 나눌 수 있었으면 한다.
배두나 오늘 처음으로 영화를 봤는데, 두 시간 남짓한 시간이 영화가 빽빽하게 들어차 있는 듯한 느낌이었다. 정말 재밌게 봤고, 관객분들도 2018년 연말에 재밌게 즐겨주시기를 바란다.
송강호 배두나 배우가 잘 표현했다. 나도 처음 봤는데, 정말 꽉 찬 느낌이었다. 그래서 연기왕이시죠? (웃음) 우리 조정석 배우를 비롯해서 배우들의 수많은 명연기를 감상할 수 있는 좋은 영화가 아닐까 한다. 많이 기대해주시고, 성원 부탁드린다.
조정석 정말 재밌는 영화라고 감히 단호하게 말씀드릴 수 있을 것 같다. 사실 눈으로 보는 재미도 있지만 영화에서 나오는 음악들, 대중가요, 팝, 클래식까지, 듣는 재미도 챙겨가셨으면 좋겠다.
김소진 작년 10월쯤에 크랭크업을 했는데, 그 이후로 후반 작업을 많은 시간을 들여서 했다는 걸 알고 있었다. 오늘 영화를 보는데 그런 노력들이 느껴져서 이 자리를 빌어서 너무 감사하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다. 그리고 이 작품에 함께 할 수 있었다는 게 행운이라고 느낄 만큼 굉장히 즐겁게 영화를 봤다. 여러분들에게도 <마약왕>이 조금 특별한 영화로 다가갔으면 하는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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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 소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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